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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잇님들. 어제 오늘 정말 햇살 따뜻한...말그대로 봄날이였죠. 미세먼지 때문에 조금 뿌옇긴 했지만, 그래도 나들이 하기엔 정말 좋은 날들이였네요ㅎㅎ 전 오늘 오전엔 집근처 뒷산 산책, 오후엔 마눌님 아드님과 나들이로 나름 바쁜 하루를 보냈는데요. 오랜만에 산책삼아 올라간 뒷산, 중간중간 피어있는 꽃들을 보니 진짜 봄 기운 물씬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그래서 생각난 김에 봄에 어울리는 시 몇편 찾아서 올려봅니다^^

 

 

 

 

 

봄 인 사

                          이해인

 

새소리 들으면

새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봄인사드립니다

 

계절의 겨울

마음의 겨울

겨울을견디느라

수고많으셨습니다

 

까치가 나무 꼳대기에

집짓는 걸 보며

생각했습니다

 

다시 시작하자

높이 올라가자

 

절망으로 내려가고 싶을 때

우울하게 가라앉고 싶을 때

 

모든 이를 골고루 비추어주는

봄 햇살에 언 마음을 녹이며

당신께 인사를 전합니다

 

햇살이야말로

사랑의 인사입니다

 


 

꽃 피는 봄이 오면

                                이채

 

꽃 피는 봄이 오면

미움과 불신의 계곡에서

화해의 물소리가 들렸으면 좋겠다

반목과 분열의 숲에서

화합의 새소리가 들렸으면 좋겠다

 

질투와 험담보다

내면의 종소리에 귀 기울였으면

원망과 불만의 표정에서

환한 웃음이 넘치는 기쁨으로

 

지혜의 강과 포용의 바다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나무와 풀처럼

산내들 수많은 물줄기처럼

하나되어 흐르는 희망이었으면 좋겠다

 

모난 마음은 둥글게 다듬고

생각의 먼지를 털어내면

어느새 열리는 파아란 하늘

겹겹이 불어오는 향긋한 꽃바람

사람마다 가슴마다

봄꽃이 활짝 피었으면 좋겠다

 


 

봄   길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이 해 인

 

하얀 눈 밑에서도 푸른 보리가 자라듯

삶의 온갖 아픔속에서도

내마음엔 조금씩 푸른 보리가 자라고 있었구나

꽃을 피우고 싶어 온몸이 가려운 매화가지에도

아침부터 우리집 뜰 안을 서성이는

까치의 가벼운 발걸음과 긴 꼬리에도

봄이 움직이고 있구나

 

아직 잔설이 녹지않은 내 마음의 바위 틈에

흐르는 물소리를들으며 일어서는 봄과 함께

내가 일어서는 봄 아침

내가 사는 세상과 내가 보는 사람들이

모두 새롭고 소중하여 고마움의 꽃망울이 터지는 봄

봄은 겨울에도 숨어서 나를 키우고 있었구나

 

따뜻하고 행복한 봄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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