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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아드님 유치원에서 일년에 한번씩 개최하는 학예회(작은 음악회)에  다녀왔습니다. 매년 이맘때 전국에 있는 거의 모든 유치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개최하는 연례행사죠~~

 

평소 애들은 억지로 공부를 시키기보단 엄마아빠랑 노는게 공부다 라는 생각을 갖고 사는 부부이다 보니, 아드님 나이 4살까지는 어린이집도 안보내고 온전히 엄마가 키웠습죠~저야 보조일 뿐이고..

 

그렇게 아드님께서는 엄빠 품에서 완벽한 보호를 받으며 자유로운 생활을 하다가, 5살이 되어서야 공부보다는 최대한 많이 놀게 해준다는 성당 부설 유치원을 골라서 입학을 시켰네요.

 

남들이 보기에 한글공부도 안시키는 경쟁력 없는 유치원이지만, 애들이 잘놀고 인성을 올바로 키우는데 도움되는 터전이면 되는 거지 굳이 한글에 수학에 영어까지 시켜야 좋은 유치원인건가요?

 

따로 한글공부 안시켜도, 아이가 좋아하는 책 위주로 엄마가 꾸준히 읽어주다 보니, 6살 되던 올해초 어느날부터 아드님께서 혼자 읽고 쓰고, 심지어 컴퓨터 자판까지 두드려가며 관심있는 것들을 검색하고 있더라구요^^

 

저희집 아이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쪼금 감수성이 예민한 편입니다. 유치원에 보내놓고 처음엔 걱정을 많이 했지만, 친구들과도 잘 놀며 나름대로 잘 적응을 해왔던 거 같아요....문제는 작년 말 있었던 학예회(음악회) 연습을 하며 발생을 했습니다.

 

아이가 음악회 연습을 하며 스트레스를 받았던지, 쉬 싸고 얼마 안되서 자꾸 쉬마렵다고 하는 증상이 발생을 했는데 세어보니 하루에 30번도 넘게 그러길래, 병원에 데려갔더니 스트레스가 원인이라네요~~~

유치원 선생님들도 저희가 오해할까봐 여러번 설명을 하셨는데, 오히려 저희가 미안했네요..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음악회가 끝나고 얼마 지나서 증상이 사라지긴 했는데, 그래도 한 달 정도는 고생을 했던 것 같아요..아이가 또 스트레스를 받을까봐 화장실 갈때면 일부러 아는 척을 안했고, 유치원 선생님들께도 아는 척 말아달라고 부탁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음악회를 앞두고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다행히도 작년과 달리 아드님께서 이번엔 스트레스를 잘 이겨냈네요. 음악회 전날 유치원에서 연습을 조금 더 시켰던지, 그날 처음으로 싫다는 말을 꺼내긴 했지만 조금 달래주니 별다른 내색 안하고 어제 행사장으로 갔네요. 행사장으로 가는 유치원 버스를 기다리는 아드님 표정이 밝죠^^

 

 

유치원 행사를 앞두고, 일부러 미용실에 들러 이발까지 한 건 저 뿐만이 아닌가 봅니다. 한 껏 멋을 부린 엄마아빠들이 행사시간 훨씬 전부터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줄 서 있는데, 저희도 그 대열 중간쯤에 끼어 있었네요..

 

 

 

아이들이 음악회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던게 보이네요. 대견하기도 하고 짠하기도 합니다. 저렇게 하려면 애들이 얼마나 연습을 많이 한거야 라는 약간의 반발심리와 더불어, 우리 아이가 벌써 저렇게 많이 자랐구나 하는 뿌듯한 맘이 같이 드네요.

음악회를 끝내고, 아들과 손잡고 같이 걸어가며 안 힘들었냐고 물어보니, 힘들었다고 말하네요..그럼 지금 기분이 어때? 하고 또 물어보니 끝나서 좋답니다. 아들 웃음에 성취감이 깃들어 있네요.

 

또 한 뼘자란 아드님께서 기쁜 날로 기억하도록 작년에 음악회 끝나고 들렀던 식당에 일부러 가서 작년과 같은 메뉴를 시켜 이른 저녁을 먹고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검색해 보니, 유치원학예회 무조건 박수치고, 좋아라 할 것 만은 아닌거 같아요..선생님들도 아이들도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다 보니, 최근에는 지자체 차원에서 발표회를 없애기도 한다네요..

 

유치원에 개선할 점이 있는지를 이야기를 해봐야겠다고 애엄마가 말하기 하는데...내년에는 좀 더 나아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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