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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잇님들. 내일부터 삼일간 황금연휴인데 가족과 함께하는 멋진 계획들 세우셨나요? 설마, 삼일내내 집에만 계시는 건 아니겠죠ㅎ. 그동안 제 글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쉬는 날이면 어김없이 어딘가로 나가시는 마눌님과 아드님 덕분에 전 내일과 모레 열심히 운전해야겠음돠^^

오늘 불금이라 회사 직원들하고 소주 몇 잔 먹고 집에 들어왔는데요. 아침일찍 여행 떠난다고 마눌님 아드님 두분께서 방에 들어가시는 바람에 혼자 거실에 남겨졌는데, 외롭다는 감정이 드는 건 왜일까요. 다음주에 엄마가 작은 수술을 앞두고 있단 전화를 여동생으로부터 받았는데, 그 영향일까요?

마음이 심란해서 책이나 읽어볼까하고 마눌님 책장을 뒤져보니 시집 한 권이 눈에 들어와 대충 쓰~윽 넘기는데, 그 중에서 시 한편이 유독 마음을 마구 휘젓네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순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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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뜨자마자 엄마한테
전화한통드려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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